경기도가 판교신도시 안에 조성한 IT 중심 산업단지다. 삼평동 일대 약 66만㎡에 게임과 인터넷, 소프트웨어, 바이오 기업의 사옥이 모여 있고 판교역에서 걸어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이곳에는 전시실도 견학 코스도 없다. 회사 안으로 들어가는 길이 열려 있지 않으므로 여기서 보는 것은 건물과 거리, 그리고 그 안에서 오가는 사람이다.
📊 제원
위 이야기 절의 내용을 시간 순서로 재배열한 그림이다. 네 칸은 모두 본문에 출처와 함께 적어 둔 사실이고, 새로운 사실을 더하지 않았다.
📖 이야기
판교테크노밸리는 판교신도시를 만들 때 함께 잡아 둔 도시지원시설용지에 들어섰다. 주거만 있는 신도시가 아니라 일자리를 함께 두겠다는 계획이었고, 시행은 경기도가 맡아 경기주택도시공사가 대행했다. 부지는 삼평동 일대 약 66만 1천㎡, 약 20만 평이다. 2004년에 계획 승인을 받아 2006년에 착공했고, 2009년 12월 부지조성이 준공됐다. 2012년부터 IT 기업이 들어오기 시작해 2015년 12월에 사업이 준공됐다.
판교를 벤처 붐이 낳은 단지로 읽으면 순서가 어긋난다.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 벤처가 모여 테헤란밸리로 불린 것은 1995년 무렵부터이고, 그 거품은 2000년 말에서 2001년 사이에 꺼졌다. 판교는 승인이 2004년, 착공이 2006년, 입주가 2012년이라 거품이 꺼진 뒤로 10여 년의 공백이 있다. 붐이 만들어 낸 단지가 아니라, 붐이 지나간 뒤 살아남아 몸집을 키운 기업들을 담기 위해 경기도가 뒤늦게 지은 후속 인프라라는 뜻이다. 대형 게임사가 한꺼번에 옮겨 온 것은 2013년으로, 엔씨소프트가 8월, 넥슨이 10월이었다. 이유로 보도된 것은 테헤란로의 절반 수준이던 임대료와, 남의 건물을 빌리는 대신 사옥을 직접 설계할 수 있다는 조건이었다.
이 단지에는 굴뚝이 없다. 원자재를 쌓아 두는 야드도 없고 화물차가 드나드는 문도 없다. 만드는 것이 게임과 서비스와 소프트웨어라서 필요한 설비가 사무실과 서버, 그리고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산업단지의 외형이 오피스 지구와 구별되지 않고, 대신 단지 안에 근린공원과 상업시설, 도서관이 함께 들어와 있다. 자리가 좁아지자 조성은 바깥으로 이어졌다. 수정구 시흥동 쪽 판교 제2테크노밸리는 1-1단계가 2024년 5월에 준공됐고 나머지 구역의 조성이 이어지고 있으며, 금토동 일원에는 판교 제3테크노밸리 조성이 예정돼 있다. 이름은 이어지지만 세 곳의 행정동은 서로 다르다.
판교를 종착지로 그리면 또 한 번 순서를 놓친다. 2021년 6월 크래프톤이 판교를 떠나 서울 강남 테헤란로로 본사를 옮겼고, 강남으로 되돌아가는 흐름을 다룬 보도도 함께 나왔다. 테헤란로가 저물고 판교가 떠올랐다는 이야기는 절반만 맞는 셈이다. 기업이 어디에 모이는지는 임대료와 인력과 그때의 사업 조건이 함께 정하는 문제이고, 그 계산은 계속 바뀐다. 산업 지도는 한 번 그려지고 멈추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움직이고 있다.
⚙️ 핵심 기술
- ›온라인 게임넥슨과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네오위즈, 웹젠, 위메이드의 사옥이 이 단지 안에 있다. 이른바 3N 가운데 넷마블만 판교가 아니라 서울 구로의 G타워에 있어서, 한국 게임 산업의 지도는 판교와 구로 두 곳으로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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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이 단지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 주는 업종이다. 공장도 원자재도 필요하지 않고 사람과 서버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산업 현장이 사옥 한 채로 압축된다. 2013년 엔씨소프트와 넥슨이 테헤란로에서 여기로 옮겨 오면서 게임사들이 뒤따랐고, 그 뒤로 판교라는 지명이 게임 산업의 대명사처럼 쓰이게 됐다. 구로의 G밸리산업박물관을 함께 보면 같은 나라의 산업 지도가 왜 두 갈래로 놓였는지가 잡힌다.
- ›메신저와 플랫폼카카오가 판교역 앞 알파돔시티에 2022년 준공한 사옥을 쓰고, 카카오게임즈도 같은 단지에 있다. 국민 다수가 매일 여는 메신저와 그 위에 얹힌 서비스들이 여기서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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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는 물건이 아니라 연결이다. 그래서 이 업종의 산업 현장은 생산 규모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이 매일 그것을 여는지로 가늠된다. 카카오 사옥이 판교역과 붙은 알파돔시티에 들어선 것도 이 성격과 무관하지 않다. 사람이 들고 나는 지점 위에 사무 공간이 얹힌 구조이고, 역 지하광장에서 올라오면 바로 그 아래를 지나게 된다.
- ›정보보안안랩이 이 단지에 있다. 테헤란밸리 초기 입주사로 언급되는 안철수연구소가 지금 판교에 있는 셈이라, 회사 한 곳이 옮겨 다닌 자리가 벤처 지도의 이동을 그대로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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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무렵 테헤란로에 입주했다는 서술은 위키와 언론 쪽 기록이라 그대로 사실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초기 벤처의 상징으로 테헤란밸리와 함께 언급되던 회사가 지금 판교에 있다는 것만은 확인된다. 정보보안은 눈에 보이는 제품이 없는 업종이라 사옥 앞에 세워 둘 물건이 없다. 이 단지의 다른 업종과 마찬가지로, 그 회사가 무엇을 만드는지는 간판을 읽어야 알 수 있다.
-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서비스NHN과 한글과컴퓨터가 이 단지에 있다. 게임과 플랫폼 사이를 메우는 업종들이고, 실태조사에서 IT가 업종의 61.5%를 차지한다는 숫자가 이 층에서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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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컴퓨터는 국산 워드프로세서로 1990년대 소프트웨어 산업의 상징이 된 회사이고, NHN은 검색과 게임에서 갈라져 나온 흐름을 잇는다. 업종 이름을 하나로 묶기 어려운 것이 이 층의 특징이다. 만드는 물건이 화면 안에 있어서 경계가 흐리고, 회사 하나가 몇 해 사이에 사업 구성을 바꾸기도 한다. 굴뚝이 있는 산업과 이 산업이 갈리는 지점이 여기다.
- ›바이오와 의료차바이오텍이 이 단지에 있다. 실태조사에서 BT와 CT가 각각 11%를 차지하는데, IT 단지로 알려진 곳에 바이오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이 단지 구성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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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 중심 단지라 바이오가 들어올 수 있었다. 설비가 필요한 생산 공정은 다른 곳에 두고 연구와 본사 기능만 모으는 구조여서, 업종이 달라도 필요한 공간의 성격은 비슷하다. 그래서 이 단지는 한 업종의 집합이 아니라 연구개발과 본사 기능이라는 기능의 집합에 가깝다. 간판을 읽으며 걸으면 게임사 옆에 바이오 회사가 서 있는 장면이 나온다.
🏭 한국 산업사 속 위치
이 트랙의 시대 스트립에서 판교는 다섯 칸 가운데 네 번째다. 1967년 구로의 경공업, 1973년 포항의 철강, 1975년 울산의 자동차, 그다음 반도체를 지나 여기에 이른다. 앞서 지나온 자리가 전부 손에 잡히는 물건을 만드는 곳이었던 데 비해 여기서 만드는 것은 화면 안에 있다. 그리고 다음 칸인 AI와 로봇의 현장은 신분당선으로 한 정거장 거리에 있다. 정자동의 네이버 1784다. 판교역에서 정자역까지의 한 정거장이 산업사 두 시대의 간격인 셈이고, 두 곳을 하루에 보면 그 간격이 얼마나 짧은지가 몸으로 남는다.
판교는 생산 라인이 아니라 연구개발과 본사 기능이 모인 단지다. 국토연구원은 국토정책Brief 제820호(2021)에서 전국 산업군집을 분석하면서 판교의 IT·전자산업을 내부 결집과 외부 연계가 균형을 이룬 회복력 높은 군집으로 평가했다. 홍보 문구가 아니라 연구기관의 분석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한곳에 모여 있으면서 밖으로도 이어져 있다는 뜻이고, 굴뚝이 없는 산업단지가 무엇으로 뭉치는지를 설명하는 답이기도 하다. 언론에서는 이곳을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부르기도 한다.
교과서와 시험이 다루는 자리는 1997년 외환위기 다음이다. 대기업 중심 질서가 흔들린 자리에서 벤처 창업과 정보통신 산업이 자라고, 지식기반경제라는 말이 경제 서술에 들어온다. 여기서 자주 어긋나는 것이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의 시점이다. 이 법은 1997년 8월 28일에 제정됐고 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을 요청한 것은 그해 11월 21일이므로 법이 위기보다 석 달 앞선다. 위기 때문에 만든 법이 아니라, 위기 직전에 마련돼 위기 이후 벤처 붐의 도구가 된 법이다. 판교는 그 벤처 붐이 한 차례 꺼진 뒤에 세워진 단지이고, 교과서가 서술하는 그 흐름의 실물이다.
🎒 가기 전에 5분
여기에는 전시물이 없다. 그래서 무엇을 보러 왔는지를 미리 정해 두지 않으면 오피스 지구를 한 바퀴 지나온 것으로 끝난다. 아래는 예약도 초청도 없이, 거리와 건물 저층부에서 실제로 눈에 들어오는 것만 골랐다.
- 사옥 이름표를 읽으며 걷기이 단지의 전시물은 간판이다. 게임사와 플랫폼, 보안, 소프트웨어, 바이오 회사의 이름이 몇 걸음 간격으로 이어지는데 그 목록 자체가 이 시대의 산업 구성이다. 한 블록을 걷는 동안 읽은 이름을 순서대로 적어 두면 그것이 곧 관람 기록이 된다.
- 굴뚝과 야드가 없다는 것찾을 것이 아니라 없는 것을 확인하는 항목이다. 굴뚝도 원자재 야드도 없고 화물차가 드나드는 문도 보이지 않는다. 앞선 탐방지인 포항과 울산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들이 여기서는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산업의 축이 어디로 옮겨졌는지를 말해 준다.
- 낮 시간 거리의 사람점심 무렵 거리로 사람이 한꺼번에 나온다. 이 단지에서 생산에 해당하는 것이 사람의 시간이기 때문에, 그 사람이 몇 시에 어디로 움직이는지가 여기의 가동 상황이다. 공장이라면 굴뚝의 연기를 보는 자리에서, 여기서는 인도의 밀도를 본다.
- 판교역에서 단지로 이어지는 동선공식 안내 기준으로 판교역 4번 출구에서 단지 중심부까지 도보 약 17분, 약 1.12km다. 그 17분 동안 상업시설과 주거, 업무 지구가 차례로 바뀐다. 이 단지가 외곽의 공장 지대가 아니라 신도시 안에 끼워 넣은 일자리 구역이라는 사실이 걷는 길에 그대로 나온다.
- 산업단지 안의 근린공원단지 안에 근린공원과 상업시설, 도서관이 함께 있다. 산업단지라는 이름과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데, 소음도 분진도 없는 업종이 모였기 때문에 가능한 배치다. 공원 벤치에 앉아 주변 건물을 둘러보는 것이 이 단지의 성격을 가장 짧게 확인하는 방법이다.
- 카카오와 넥슨, NHN, 엔씨소프트 사옥의 저층부에 로비나 카페, 서점이 열려 있다는 방문기가 여럿 있다. 다만 이것은 방문 기록이고 회사가 공식으로 안내한 개방이 아니다. 문이 닫혀 있거나 출입이 제한돼 있어도 정상이니, 들어갈 수 있으면 덤으로 여기고 못 들어가는 쪽을 기본으로 두는 편이 좋다.
- 로비 위층은 전부 사무 공간이고 보안 구역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보는 일은 하지 않는다. 사기업 사옥이 모인 단지라 출입 정책은 회사마다 다르고 언제든 바뀔 수 있다.
- 공식 홈페이지에 홍보관 안내와 예약 페이지가 있지만 코로나19로 예약을 받지 않는다는 공지가 남아 있고, 해당 페이지는 현재 열리지 않는다. 재개 여부를 확인할 자료도 없으므로 전시관이나 견학 코스를 기대하고 가지 않는 편이 좋다.
- 사옥 내부와 일하는 사람을 촬영하지 않는다. 여기는 관광지가 아니라 사람들의 직장이고, 거리에서 건물 외관을 담는 것과 사무 공간이나 직원을 찍는 것은 다른 일이다.
- 평일 낮에 가는 것이 좋다. 주말에는 거리가 비어서 이 단지의 인상이 절반만 남는다. 사람이 만드는 산업을 보러 온 자리에서 사람이 없으면 볼 것이 건물뿐이다.
🧭 가볼 수 있나
🚶 방문 동선
- 1판교역 도착과 지하광장신분당선이나 경강선으로 판교역에 내린다. 역 지하광장은 상시 열린 공용 공간이라 확실히 들어갈 수 있고, 여기서 4번 출구 방향을 잡으면 단지 중심부까지 도보 약 17분이다. 걷기 전에 지하광장에서 방향을 한 번 확인해 두는 편이 좋다.💡 여기가 이 코스에서 출입이 보장된 첫 지점이다. 이 단지에는 예약으로 들어가는 곳이 없으니 확실한 데서 시작해 불확실한 쪽으로 걸어 나가는 순서로 잡는다.
- 2알파돔시티 일대판교역과 지하로 연결된 상업 구역이다. 백화점과 상점이 있어 영업시간 안이면 들어갈 수 있고, 카카오 사옥이 이 구역에 있어 업무 지구와 상업 시설이 어떻게 붙어 있는지가 한자리에서 보인다.💡 역과 붙은 자리에 사옥이 선 것은 사람이 곧 설비인 산업이라 그렇다. 원자재를 들여야 하는 산업이라면 이 위치를 고르지 않는다.
- 3삼평동 사옥 블록 걷기단지 중심부로 들어가 사옥 이름표를 읽으며 걷는다. 게임사와 플랫폼, 보안, 소프트웨어, 바이오 회사의 이름이 몇 걸음 간격으로 이어진다. 사옥 저층부의 로비나 카페, 서점을 이용했다는 방문기가 여럿 있으나 회사의 공식 안내가 아니므로 들어갈 수 있다고 전제하지 않는다. 문이 닫혀 있으면 밖에서 보고 지나가면 된다.💡 굴뚝과 야드, 화물차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는 구간이다. 포항이나 울산을 먼저 본 사람이라면 이 대비가 가장 크게 남는다.
- 4화랑공원에서 쉬기단지 옆에 상시 무료로 열린 시민 공원이 있다. 판교역에서 도보 약 10분 거리이고 출입 조건이 없어 확실히 들어갈 수 있다. 벤치에 앉아 주변 건물을 둘러보면 소음도 분진도 없는 산업이 모였을 때 단지가 어떤 모습이 되는지가 정리된다.💡 산업단지 안에 공원이 있다는 조합을 여기서 확인한다. 앞선 시대의 공단에서는 나오기 어려운 배치다.
- 5(선택) 신분당선 한 정거장, 정자동 1784판교역에서 정자역은 신분당선으로 한 정거장이다. 네이버 1784와 그린팩토리가 여기 있고, 1784도 일반인 견학 프로그램이 없어 저층 공용부까지만 볼 수 있다는 점이 판교와 같다. IT 다음 칸인 AI와 로봇의 현장이라 두 곳을 하루에 보면 시대가 넘어가는 구간이 한 번에 잡힌다.💡 1784는 판교가 아니라 정자동이다. 흔히 판교로 소개되지만 한 정거장 떨어진 다른 동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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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나 내신에서 판교테크노밸리가 직접 출제되지는 않는다. 다만 1997년 외환위기 이후의 벤처 창업과 정보통신 산업, 지식기반경제로의 전환은 근·현대 경제 단원의 서술 대상이고 판교는 그 서술이 땅에 내려앉은 모습이다.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정이 1997년 8월이고 구제금융 요청이 같은 해 11월이라는 순서만 정확히 기억해 두면 문항에서 배경을 잘못 읽는 일이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