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촌 한옥마을
北村두 궁궐 사이 언덕에 남은 한옥 골목
북촌은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 언덕에 자리 잡은 한옥 밀집 지역으로, 가회동과 삼청동 일대에 약 900채의 한옥이 남아 있다. 청계천과 종로의 '윗동네'라는 뜻의 이름 그대로, 조선시대에는 궁궐 가까이 살던 고위 관료와 양반의 동네였다. 다만 지금 눈앞에 펼쳐진 촘촘한 기와지붕 골목은 조선의 원형이 아니라 1920~30년대에 새로 지어진 '도시한옥'의 경관이다. 연 약 664만 명(2024년 종로구 추산)이 찾는 서울의 대표 명소이면서 동시에 사람이 실제로 살고 있는 주택가라는 점이, 이곳을 걷는 방식을 결정한다.
📖 이야기
조선시대의 북촌은 권력의 동네였다. 경복궁과 창덕궁을 양옆에 둔 이 언덕은 궁궐로 드나들기 좋은 자리였고, 그래서 고위 관료와 양반들이 여기에 집을 지었다. 1906년 호적 자료를 보면 북촌 호주의 43.6%가 양반이나 관료였다. 하지만 당시의 북촌은 지금처럼 작은 한옥이 빼곡히 들어찬 모습이 아니라, 넓은 대지에 큰 집이 여유롭게 자리 잡은 동네에 가까웠다.
오늘의 경관을 만든 사람은 일제강점기의 건축업자 정세권(鄭世權, 1888~1965)이다. 그는 1920년 건양사(建陽社)를 세우고, 북촌의 큰 필지를 잘게 쪼개 서민도 살 수 있는 개량한옥을 대량으로 지어 분양했다. 일본인 거주지가 청계천 남쪽에서 북쪽으로 밀고 올라오던 시기에, 한옥을 촘촘히 지어 북촌을 조선인의 동네로 지켜낸 것이다. 그가 번 돈은 민족운동으로 흘러갔다. 1923년 창립한 조선물산장려회의 이사이자 재정 담당으로 낙원동에 회관을 지어 기증했고, 조선어학회에도 화동 회관을 기증했다 — 물산장려운동과 한글 운동 양쪽을 동시에 떠받친 인물이다.
그렇게 지켜진 골목은 오늘 전혀 다른 시험대에 올라 있다. 한 해 660만 명이 넘게 찾는 관광지가 되면서 소음과 사생활 침해에 시달린 주민들이 떠나기 시작했고, 서울시는 2024년 7월 1일 북촌을 전국 최초의 '관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북촌로11길과 가회동 31번지 일대의 '레드존'은 관광 목적 방문이 10시부터 17시까지만 허용되며, 2025년 3월부터는 위반 시 과태료도 부과된다. 북촌을 걷는다는 것은 100년 전 누군가가 지켜낸 골목을, 지금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함께 쓰는 일이다.
✦ 볼거리
- ›북촌전망대 (북촌 8경 중 4경)가회동 31번지 언덕 위에 오르면 발밑으로 기와지붕이 물결처럼 겹쳐 흐르고, 그 너머로 도심 빌딩이 배경처럼 선다. 북촌의 대표 사진 구도가 여기서 나온다.
더보기
한국관광공사가 꼽은 '북촌 8경' 가운데 4경이 이 전망 지점이다. 언덕 아래에서 골목을 걸을 때는 담장과 처마만 보이지만, 여기까지 올라오면 정세권이 필지를 쪼개 집을 앉힌 방식이 한눈에 읽힌다 — 지붕과 지붕 사이의 간격이 거의 없는 것이 바로 1920~30년대 도시한옥 개발의 흔적이다. 다만 이 언덕길 자체가 관광 특별관리지역 레드존 안에 있어 10시~17시에만 관광 방문이 허용되고, 양옆은 전부 사람이 사는 집이다.
- ›가회동 31번지 골목 (북촌 8경 중 7경)좁고 가파른 골목 양옆으로 한옥 대문과 기와 처마가 끝없이 이어지는, 북촌에서 가장 유명한 길이다. 동시에 관광 특별관리지역 레드존의 한복판이기도 하다.
더보기
북촌 8경 중 7경으로 꼽히는 이 골목은 사진으로 가장 많이 소비된 만큼 주민들의 피로도 가장 컸던 곳이다. 서울시는 2024년 7월 1일 북촌을 전국 최초의 관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하면서 북촌로11길과 이 일대를 레드존으로 묶었고, 관광 목적 방문 시간을 10:00~17:00로 제한했다(2025년 3월부터 위반 과태료 시행). 규칙은 단순하다 — 17시 이후에는 들어가지 않고, 그 안에서도 대문 안을 들여다보거나 담장에 기대 촬영하지 않으며, 목소리를 낮춘다.
- ›백인제 가옥1913년에 지어진 북촌의 대표적인 근대 한옥으로, 지금은 서울역사박물관 분관으로 공개되어 무료로 내부까지 둘러볼 수 있다. 골목 밖에서 담장만 보던 한옥의 안쪽을 실제로 걸어 볼 수 있는 곳이다.
더보기
실업가 한상룡이 1913년에 지은 집으로, 뒷날 백인제의 이름으로 남았고 현재 서울특별시 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여러 채가 넓은 대지에 여유롭게 자리 잡은 규모는 정세권이 필지를 쪼개 지은 소형 도시한옥과 뚜렷이 대비되어, 같은 시기 북촌 안에 어떤 격차가 있었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붐비는 골목에서 잠시 벗어나 마루에 앉아 마당을 바라보기에도 좋은 자리다.
- ›삼청동 돌계단길 (북촌 8경 중 8경)북촌 8경의 마지막 장면인 돌계단길. 가회동 언덕에서 삼청동 쪽으로 내려가는 길로, 레드존으로 지정된 북촌로11길·가회동 31번지 일대를 벗어나 있어 시간에 쫓기지 않고 걸을 수 있다. 계단을 다 내려서면 카페와 갤러리가 이어지는 삼청동 거리가 나온다.
- ›윤보선 가옥1870년대에 지어진 99칸 규모의 대저택으로, 2002년 사적으로 승격됐다. 지금도 사저로 쓰이고 있어 내부 관람은 제한되지만, 조선 말 상류층 주택의 규모를 담장과 대문에서 가늠할 수 있다.


🚶 혼자 둘러보기 코스
- 1안국역 3번 출구3호선 안국역 3번 출구로 나와 북촌문화센터 방향으로 오르면 북촌 답사가 시작된다. 여기서부터는 계속 오르막이다.💡 북촌 골목은 언덕과 돌계단의 연속이다 — 굽 있는 신발은 피하는 게 좋다.
- 2북촌문화센터한옥 건물을 그대로 쓰는 안내 시설로, 마당에 들어서서 북촌 지도를 챙기고 동선을 정리하기 좋은 첫 정거장이다.
- 3백인제 가옥1913년 지어진 근대 한옥 저택(현 서울역사박물관 분관, 무료). 붐비는 골목에 들어서기 전에 한옥의 안쪽 구조를 먼저 보고 가면 이후 골목 풍경이 다르게 읽힌다.💡 마루에 앉아 마당을 한 번 바라보고 나가자 — 북촌에서 이렇게 앉을 수 있는 곳은 드물다.
- 4북촌전망대 (4경)가회동 31번지 언덕 위 전망 지점. 기와지붕이 겹겹이 흐르고 그 너머로 도심이 서는, 북촌의 대표 장면이다.💡 레드존 안이라 10:00~17:00에만 관광 방문이 허용된다.
- 5가회동 31번지 골목 (7경)전망대에서 내려서면 한옥 대문이 줄지어 선 북촌의 대표 골목이다. 양옆이 전부 실제 주택이므로 조용히, 빠르지 않게 지나간다.💡 ⚠ 17시 이후에는 관광 목적 출입이 제한된다(2025년 3월부터 과태료 부과).
- 6삼청동 돌계단길 (8경)북촌 8경의 마지막 장면. 돌계단을 따라 삼청동 쪽으로 내려가면 카페와 갤러리가 늘어선 거리로 이어져, 걷기를 마무리하기 좋다.
🧭 방문 정보
💡 알아두면 좋은 팁
- 북촌은 관광지이기 전에 사람이 사는 주택가다. 목소리를 낮추고, 대문 안을 들여다보거나 남의 집 담장·계단에 올라 사진을 찍지 않는 것이 이곳의 기본 예절이다.
- 레드존(북촌로11길·가회동 31번지 일대)은 관광 목적 방문이 10:00~17:00에만 허용된다 — 2024년 7월 전국 최초 관광 특별관리지역 지정에 따른 것으로, 2025년 3월부터 과태료가 부과된다.
- 한 해 660만 명 가까이 찾는 곳이라 낮에는 골목이 붐빈다. 이른 아침에는 레드존 밖인 삼청동 쪽 골목을 걷다가 10시부터 레드존으로 들어가면, 사람도 적고 규칙도 지킬 수 있다.
- 골목만 도는 데 1시간~1시간 30분, 백인제 가옥과 삼청동 거리까지 더하면 반나절이 걸린다. 창덕궁·경복궁·인사동이 모두 도보권이라 하루 동선으로 묶기 좋다.
🗺 함께 둘러보기
북촌의 한옥 골목을 만든 정세권은 1920년 건양사를 세워 도시한옥을 대량 공급한 개발업자이자, 1923년 창립한 조선물산장려회의 이사·재정 담당으로 낙원동 회관을 지어 기증한 인물이다. 조선어학회에도 화동 회관을 기증해 한글 운동을 지원했으므로, 일제강점기 실력양성운동 문항에서 물산장려운동과 국어 연구 단체를 함께 묻는 소재로 자주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