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운대 해수욕장
1,100년 전 최치원이 이름을 남긴 부산의 바다
해운대는 백사장 길이 약 1.5km, 폭 70~90m로 펼쳐진 부산의 대표 해변이다. 뒤로는 고층 빌딩이 병풍처럼 서 있고, 서쪽 끝에는 동백나무 숲이 우거진 동백섬이 바다로 튀어나와 있어 도시와 자연이 한 화면에 담긴다. 이름은 신라 말의 학자 최치원에게서 왔다고 전하며, 동백섬 바위에 새겨진 '海雲臺' 석각이 그 증거로 남아 있다. 여름 성수기에는 파라솔이 백사장을 뒤덮지만, 나머지 계절에도 해변과 동백섬 산책로는 언제나 열려 있다.
📖 이야기
해운대라는 이름은 신라 말의 문장가 최치원(857~?)에게서 왔다고 전한다. '해운(海雲)'은 그의 또 다른 이름으로, 자(字)로 전하는 기록이 많다(호는 고운·孤雲이다). 그가 이 바닷가를 지나다 경치에 반해 동백섬 바위에 자기 이름을 따 '海雲臺' 세 글자를 새겼다고 하며, 그 석각은 지금도 동백섬 산책로 옆에 남아 부산시 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최치원의 친필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고려의 문인 정포가 이 석각을 시에 읊었으니 적어도 고려 때에는 이미 바위에 글씨가 있었던 셈이다. 오랜 세월 파도와 바람에 씻겨 '雲' 자는 특히 알아보기 어려워졌다.
이름을 남긴 최치원 자신의 삶은 이 해변의 낭만과는 거리가 멀었다. 6두품 출신이라 골품제 아래에서 오를 수 있는 자리에 한계가 있었던 그는 열두 살에 당나라로 유학을 떠나 빈공과에 급제하고 「토황소격문」으로 문명을 떨쳤지만, 신라로 돌아온 뒤에는 뜻을 펴지 못했다. 894년 진성여왕에게 개혁안 「시무 10여 조」를 올렸으나 실행되지 못했고, 그는 결국 관직을 버리고 해인사에 은거했다. 최치원이 전국의 산과 바다를 떠돌며 남겼다는 여러 유적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해운대다.
근대의 해운대는 온천과 피서지로 이름이 알려졌고, 해수욕장으로 공식 개장한 것은 1965년이다. 이후 부산의 성장과 함께 해변 뒤로 호텔과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며 1994년에는 관광특구로 지정되었다. 2005년에는 동백섬 끝에 누리마루 APEC 하우스가 세워져 APEC 정상회의장이 되었고, 2020년에는 폐선된 동해남부선 철길을 되살린 블루라인파크 해변열차가 달리기 시작했다. 신라의 문인이 이름을 새긴 바위와 국제회의장, 옛 철길 위를 달리는 관광열차가 한 해안선에 나란히 놓여 있는 셈이다.
✦ 볼거리
- ›백사장길이 약 1.5km, 폭 70~90m의 모래밭이 완만한 활 모양으로 휘어 있고, 그 뒤로 고층 빌딩 스카이라인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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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욕 개장기(대체로 6월 말~9월 중순)에는 파라솔이 줄지어 서고 백사장 전체가 하나의 피서지가 된다. 그러나 해운대의 진짜 매력은 오히려 비수기에 드러난다 — 사람이 빠진 넓은 모래밭을 가로질러 서쪽 동백섬에서 동쪽 미포까지 한 번에 걸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해가 진 뒤 뒤편 빌딩에 불이 들어오면 파도 소리와 도시의 야경이 겹치는, 이 해변만의 풍경이 만들어진다.
- ›동백섬과 '海雲臺' 석각백사장 서쪽 끝에 이어진 섬으로, 약 950m의 해안 순환로를 따라 최치원 동상과 해운정, 그리고 이름의 뿌리인 석각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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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이름 그대로 섬이었지만 오랜 세월 모래가 쌓여 뭍과 이어졌고, 지금은 동백나무와 소나무가 우거진 산책 공간이 되었다(부산시 기념물). 순환로는 대부분 평탄한 데크길이라 걷기 편하고, 바다 쪽으로 나서면 광안대교와 마린시티 고층 건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책로 중간에는 인어공주 이야기를 담은 황옥공주 인어상도 있다. 석각은 바위에 낮게 새겨져 있어 무심코 지나치기 쉬우니, 최치원 동상 부근에서 안내 표지를 눈여겨보자.
- ›누리마루 APEC 하우스동백섬 끝 바위 곶에 선 원형 건물로, 2005년 부산 APEC 정상회의장으로 쓰였다. 관람은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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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 정자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지붕이 바다 쪽으로 열려 있어, 정상회의가 열렸던 회의실 창 너머로 광안대교와 오륙도 방향의 바다가 그대로 보인다. 회의장과 전시 공간이 공개되어 있어 2005년 당시의 좌석 배치와 사진 자료를 볼 수 있다. 동백섬 순환로를 걷다 자연스럽게 닿는 위치라 산책 코스에 그대로 얹으면 된다. 다만 휴관일과 관람 시간은 변동이 있을 수 있으니 방문 전 현장 안내나 공식 정보를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 ›블루라인파크 해변열차폐선된 동해남부선 철길을 관광 노선으로 되살린 열차로, 2020년 10월 7일 개통했다. 미포에서 청사포를 거쳐 송정까지 7개 정거장, 편도 약 25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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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쪽으로 창을 향해 앉는 좌석 구조라, 열차가 달리는 내내 해안 절벽과 파도가 눈앞에서 흘러간다. 해운대 백사장 동쪽 끝 미포 정거장이 출발점이라 해변 산책과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종점 송정에서 내리면 또 다른 해수욕장에서 일정을 이어 갈 수 있다. 걷기를 좋아한다면 열차 대신 나란히 난 해안 산책로를 따라 청사포까지 걸어도 좋다. 요금과 운행 시간은 변동이 잦으니 공식 안내로 확인하자.



🚶 혼자 둘러보기 코스
- 1해운대역 5번 출구2호선 해운대역 5번 출구로 나와 상가 거리를 따라 곧장 남쪽으로 내려가면 백사장이 나온다. 건물 사이로 바다가 보이기 시작하는 지점부터가 해운대다.💡 도보 약 8분. 여름 성수기 주말에는 이 거리가 가장 붐빈다.
- 2백사장 서쪽 구간바다를 오른쪽에 두고 서쪽으로 걷는다. 폭 70~90m의 모래밭이 얼마나 넓은지는 실제로 가로질러 봐야 실감이 난다.
- 3동백섬 해안 순환로백사장 서쪽 끝에서 그대로 이어지는 약 950m의 순환 산책로. 동백나무 숲 아래를 걸으며 최치원 동상과 해운정, 그리고 '海雲臺' 석각을 차례로 만난다.💡 석각은 바위에 낮게 새겨져 있고 '雲' 자는 풍화가 심해 알아보기 어렵다 — 안내 표지를 따라 천천히 찾아보자.
- 4누리마루 APEC 하우스순환로가 섬 끝 곶에 닿으면 2005년 APEC 정상회의장이 나온다. 무료로 들어가 회의장과 전시를 보고, 창밖으로 광안대교 방향 바다를 내려다보자.
- 5백사장을 되짚어 동쪽 끝 미포다시 백사장으로 나와 이번에는 동쪽 끝까지 걷는다. 모래밭이 끝나는 자리가 미포로, 작은 포구와 식당가가 이어진다.💡 백사장 전체 길이가 약 1.5km이니, 서쪽 끝에서 동쪽 끝까지는 천천히 걸어 30분 안팎이다.
- 6블루라인파크 해변열차미포에서 해변열차에 오르면 옛 동해남부선 철길을 따라 청사포를 지나 송정까지 간다. 7개 정거장, 편도 약 25분의 바다 전망 구간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기 좋다.💡 걷는 쪽이 좋다면 철길과 나란한 해안 산책로를 따라 청사포까지 걸어도 된다.
🧭 방문 정보
💡 알아두면 좋은 팁
- 해수욕 개장기는 대체로 6월 말부터 9월 중순까지이고 해마다 조금씩 달라진다(2026년은 6월 26일 개장). 개장기가 아니어도 해변과 동백섬 산책은 언제든 가능하니, 사람 없는 해운대를 원한다면 오히려 봄·가을이 좋다.
- '海雲臺' 석각은 이 해변 이름의 출발점이지만, 바위에 낮게 새겨진 데다 '雲' 자는 풍화가 심해 그냥 지나치기 쉽다. 동백섬 순환로를 걸을 때 안내 표지를 확인하며 천천히 찾아보자.
- 동백섬 순환로는 약 950m로 대부분 평탄해, 누리마루까지 들러도 한 바퀴에 30분 안팎이면 충분하다. 백사장 산책과 묶으면 반나절 코스가 된다.
- 블루라인파크 해변열차는 요금과 운행 시간이 자주 바뀌고 성수기에는 대기가 길다. 탈 계획이라면 공식 안내로 당일 운행 정보를 미리 확인하는 편이 좋다.
🗺 함께 둘러보기
해운대라는 지명의 주인공 최치원은 신라 하대 6두품 지식인을 대표하는 인물로 한능검 단골 소재다. 868년 당에 유학해 874년 빈공과에 급제하고 「토황소격문」으로 이름을 떨쳤으며, 894년 진성여왕에게 「시무 10여 조」를 올렸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관직을 버리고 해인사에 은거했다. ⚠ 자주 나오는 함정 — '시무 28조'는 고려 성종 때 최승로가 올린 것으로 최치원의 「시무 10여 조」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