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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치시장

자갈치시장

피란의 바닷가에서 자란 부산의 부엌

조성 연대1922년 위탁판매장과 1930년대 남항 매립 이후의 좌판에서 출발 — 1970년 시장 개설, 1972년 공식 등록🧭 여기 방향 보기

자갈치시장은 부산 남항 물가에 늘어선 좌판과 갈매기 날개 모양의 현대식 본관이 나란히 선, 한국 최대의 수산시장으로 꼽히는 곳이다. 바다를 메워 만든 땅 위에서 20세기에 자란 시장이라 역사는 길지 않지만, 광복과 6·25 전쟁을 지나며 도시의 생계가 통째로 걸려 있던 자리다. 함지박 하나로 가족을 먹여 살린 '자갈치 아지매'라는 이름은 그 시절이 남긴 말이다. 오늘도 새벽 다섯 시에 문을 열고, 1층에서 산 활어를 2층으로 들고 올라가 바로 회로 먹는 방식이 그대로 이어진다.

📖 이야기

자갈치라는 이름은 이곳이 원래 자갈이 깔린 바닷가, 남빈(南濱)이었던 데서 왔다는 풀이가 가장 널리 받아들여진다. '-치'가 곳을 뜻하는 사투리라는 이야기도, 자갈치라는 물고기 이름에서 왔다는 이야기도 함께 전한다. 어느 쪽이든 분명한 것은 이 시장이 바다를 메워 만든 땅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이다. 1922년 일본인 어업조합의 수산물 위탁판매장이 들어섰고, 1930년대에 남빈 일대를 메워 남항이 만들어지면서 그 물가를 따라 노점이 늘어서기 시작했다. 부산을 말할 때 늘 따라 나오는 1876년 개항은 이 시장의 출발점이 아니다 — 개항장은 초량왜관 터, 지금의 용두산에서 북항 쪽이었고, 자갈치는 그보다 한참 뒤 남항 매립지 위에서 자란 20세기의 시장이다.

광복 후 돌아온 귀환 동포와 6·25 전쟁 피란민이 이 물가로 밀려들면서, '남포동 시장'이라 불리던 좌판 거리는 도시 전체의 생계 현장이 되었다. 그 중심에 자갈치 아지매가 있었다. 전쟁으로 집안의 벌이를 잃은 여성들이 함지박 하나를 놓고 생선을 팔아 가족을 먹였고, 대를 이어 그 자리를 지킨 이들의 호칭이 그대로 시장의 별명이 되었다. 자갈치 아지매는 억센 부산 사투리의 호객 소리이기 이전에, 전후 한국 사회를 떠받친 여성 노동의 이름이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뭉친 좌판 거리는 1970년에 시장으로 개설되고 1972년 공식 등록을 마치며 제도 안으로 들어왔다.

오늘의 자갈치는 두 얼굴을 나란히 두고 있다. 하나는 2006년 8월 현대화 준공으로 들어선 갈매기 날개 모양의 본관이다. 지하 2층·지상 7층 건물 안에 1층 활어 판매장, 2층 회센터, 7층 전망대가 층층이 들어서 비 오는 날에도 시장이 멈추지 않는다. 다른 하나는 그 바깥 바닷가를 따라 여전히 이어지는 야외 좌판 — 좌판에 앉아 생선을 손질하는 풍경은 건물이 새로 서기 훨씬 전부터 이곳의 얼굴이었다. 매년 10월에는 1992년 시작된 자갈치축제가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라는 부산 사투리 구호와 함께 열린다.

볼거리

📷 관인생략, CC BY-SA 3.0 (Wikimedia Commons)

🚶 혼자 둘러보기 코스

  1. 1자갈치역 10번 출구
    1호선 자갈치역 10번 출구로 나와 바다 쪽으로 6분쯤 걸으면 시장 초입이다. 남포역 2번 출구에서 걸어와도 비슷하다.
    💡 매월 1·3·5주 화요일은 정기 휴무다 — 부산 일정을 짤 때 먼저 확인하자.
  2. 2바닷가 야외 좌판 거리
    본관에 들어가기 전에 바닷가를 따라 이어지는 좌판 거리를 먼저 걷는다. 손질 중인 생선과 함지박, 앉은 자리에서 흥정하는 소리가 이 시장의 원래 얼굴이다.
  3. 3본관 1층 활어 판매장
    갈매기 날개 모양의 본관으로 들어가 1층에서 먹을 생선을 고른다. 인원수를 말하면 상인이 양을 잡아 손질까지 해 준다.
    💡 먼저 몇 곳을 돌며 값을 물어본 뒤 고르면 흥정이 한결 수월하다.
  4. 42층 초장집
    산 회를 들고 2층으로 올라가 상을 받는다. 상차림비는 인원수대로, 매운탕은 조리비를 따로 받는 것이 보통이다.
    💡 금액은 점포마다 다르고 자주 바뀐다 — 앉기 전에 상차림비와 매운탕 조리비를 각각 물어볼 것.
  5. 5건어물 골목
    식사 후에는 건어물 골목으로 나선다. 마른 오징어와 김, 멸치처럼 가볍고 상하지 않는 것들이라 선물로 가져가기에 알맞다.
  6. 6꼼장어 골목 (충무해안시장 일대)
    연탄불에 꼼장어를 굽는 골목. 정식 이름은 먹장어이며, 1953년 부산역전 대화재 이후 불을 쓰는 식당들이 옮겨 오면서 형성된 골목이다.
    💡 회를 이미 먹었다면 저녁에 다시 들러 한 접시만 굽는 것도 좋다.
  7. 77층 전망대
    마지막으로 본관 7층에 올라 남항을 내려다본다. 어선이 들어찬 항구와 그 항구를 메워 만든 땅 위의 시장이 한 화면에 담긴다.

🧭 방문 정보

관람 시간
05:00~22:00 — 새벽 다섯 시에 문을 열고 이른 아침이 가장 활기차다
휴무
정기 휴무 = 매월 1·3·5주 화요일
요금
시장 입장 무료 (수산물 구매·식사 비용은 별도)
가는 법
1호선 자갈치역 10번 출구 도보 약 6분 (또는 남포역 2번 출구)
2026-08 기준

💡 알아두면 좋은 팁

🗺 함께 둘러보기

국제시장도보 약 10분
자갈치와 같은 역사에서 나온 시장이다. 6·25 전쟁 피란민들이 물건을 팔며 만든 자리가 지금도 부산 최대의 재래시장으로 이어진다. 바다 쪽이 자갈치라면 육지 쪽이 국제시장이다.
BIFF광장도보 약 5분
부산국제영화제의 이름을 딴 거리로, 자갈치와 국제시장을 잇는 길목에 있다. 씨앗호떡을 비롯한 길거리 음식 노점이 늘어서 있어 시장 사이를 걸어가는 구간 자체가 볼거리다.
용두산공원도보 약 10분
자갈치의 시간 층위를 확인하려면 여기까지 걸어 볼 만하다. 이 일대가 조선시대 초량왜관 터이자 1876년 개항 이후 개항장이 들어선 자리로, 자갈치가 자리 잡은 남항 매립지보다 훨씬 오래된 무대다.
📚 한능검 포인트

자갈치시장은 6·25 전쟁 당시 임시수도였던 부산(1950~53)과 전후 서민 경제를 보여 주는 현장이다. 피란민이 몰려든 항구 도시에서 좌판이 생계 수단이 되었고, 전쟁으로 가장을 잃은 여성들의 노동이 시장을 지탱했다는 점에서 근·현대 여성 노동사의 사례로도 읽힌다. 다만 1876년 개항과 직접 연결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 부산의 개항장은 초량왜관 터 일대였고, 자갈치는 1930년대 남항 매립 이후 형성된 20세기의 시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