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영일만의 모래밭에 선 대한민국 최초의 일관제철소다. 1970년에 착공해 1973년 6월 9일 제1고로에서 첫 쇳물이 나왔고, 그 쇳물이 조선과 자동차와 건설의 재료가 되면서 1970년대 중화학공업이 실제로 굴러가기 시작했다. 지금 이 부지는 약 950만㎡로 잠실종합운동장 스무 곳이 넘게 들어가는 넓이이며, 철광석과 석탄을 실은 배가 직접 붙는 부두를 안에 두고 있다. 방문객이 들어가는 문은 2021년에 연 복합 공간 Park1538이고, 홍보관과 역사박물관, 제철소 견학이 모두 무료다.
📊 제원
일관제철소라는 말이 뜻하는 공정의 순서다. 아래 다섯 단계는 이 페이지 핵심 기술 항목을 공정 순서로 다시 배열한 것이고, 이 전부가 한 부지 안에서 이어진다.
📖 이야기
1968년 4월 1일, 자본금 4억 원으로 포항종합제철이 세워졌다. 자본도 기술도 경험도 없던 나라가 제철소를 짓겠다고 나선 것이라 돈줄부터 막혔고, 결국 한일협정으로 들어온 대일 청구권 자금을 여기에 돌려쓰는 길을 택했다. 1970년 4월 영일만에서 첫 삽을 뜰 때 박태준 사장이 남긴 말이 이 공장의 성격을 요약한다. 선조들의 피의 대가로 짓는 제철소이니 실패하면 우향우해서 다 같이 영일만에 빠지자는 것이었다.
1973년 6월 9일 아침, 제1고로에서 첫 쇳물이 흘러나왔다. 그해 7월 3일에 1기 설비가 종합준공되면서 연산 103만 톤 규모의 제철소가 모래밭 위에 섰고, 이후 2기·3기·4기 확장이 이어져 1983년에는 조강 능력이 900만 톤대에 올라섰다. 철은 산업의 쌀이라고 불린다. 이 공장이 서기 전과 선 뒤로 한국이 만들 수 있는 물건의 목록이 달라졌다는 뜻이다.
첫 쇳물을 낸 제1고로는 2021년 12월 29일에 불을 껐다. 48년 6개월 동안 돌아간 뒤였다. 포스코는 국내 최초 고로라는 가치를 들어 이 고로를 박물관으로 만들겠다고 밝혔고 현재 추진 중이라 개관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대신 회사가 지금 말하는 다음 장은 석탄 대신 수소로 철을 만드는 수소환원제철이다. 반세기 전 여기서 시작된 이야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 핵심 기술
- ›고로와 1538도철광석과 석탄을 함께 넣어 녹이는 거대한 용광로다. 방문객 공간의 이름 Park1538에 붙은 숫자가 철이 녹는 온도이고, 이 온도를 만들어 유지하는 설비가 제철소의 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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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는 한번 불을 붙이면 수십 년을 끄지 않는다. 안이 식으면 쇳물이 굳어 설비가 통째로 못 쓰게 되기 때문이다. 제1고로가 48년 6개월을 돌다가 멈춘 것을 두고 종풍이라는 말을 쓰는 것도 그래서다. 고로의 수명은 회사의 역사와 거의 같은 길이로 흘러간다.
- ›일관제철소철광석에서 쇳물을 뽑는 제선, 불순물을 걷어 강철로 만드는 제강, 그것을 판이나 선으로 펴는 압연이 한 부지 안에서 이어진다. 국내 최초의 일관제철소가 이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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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을 나눠 여러 회사가 맡는 방식과 한 울타리에서 다 하는 방식은 산업의 성격이 다르다. 쇳물은 식으면 다시 데워야 하므로 공정을 붙여 놓을수록 열과 시간이 덜 든다. 1970년대에 이 방식을 택했다는 것은 처음부터 규모를 놓고 계산했다는 뜻이다.
- ›전용 항만철광석과 석탄은 전량 수입한다. 그래서 20만 톤급 원료 수송선이 직접 붙는 부두를 부지 안에 두었고, 제철소가 바닷가에 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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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를 배에서 내려 육로로 옮기면 그만큼이 전부 비용이 된다. 배가 공장에 직접 붙으면 그 구간이 사라진다. 호주와 브라질에서 온 배가 부두에 닿고 완성된 강재가 다시 배로 나가는 구조라, 이 공장은 바다 쪽을 향해 설계된 셈이다.
- ›Park15382021년 4월에 연 방문객 공간이다. 홍보관과 역사박물관, 명예의전당이 모여 있고 시민에게 무료로 열려 있다. 제철소 견학도 여기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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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트랙에서 견학이 막힌 현장과 열린 현장을 가르는 것은 대개 회사가 방문객을 어떻게 볼 것인가의 문제다. 제철소는 고열과 고소음이 있는 위험한 작업장인데도 별도 공간을 만들어 문을 연 쪽을 택했다. 산업 현장을 시민에게 보여 주는 방식의 한 사례로 볼 만하다.
🏭 한국 산업사 속 위치
1970년대 중화학공업 정책의 출발점이 이 공장이다. 철강은 그 자체로 완제품이 아니라 다른 산업의 재료라서, 배를 만들든 자동차를 만들든 건물을 올리든 먼저 있어야 하는 물건이다. 포항에서 쇳물이 나온 1973년과 울산에서 포니가 나온 1975년이 두 해 차이라는 사실이 이 순서를 그대로 보여 준다. 산업의 쌀이라는 오래된 표현은 비유가 아니라 공정의 순서에 관한 설명이다.
이 트랙의 네 곳을 시간순으로 놓으면 산업 현장의 얼굴이 어떻게 바뀌었는지가 보인다. 포항의 고로와 부두가 1970년대, 울산의 컨베이어와 수출부두가 1980년대, 수원의 전시관이 그 시대를 정리한 자리, 성남의 사옥이 오늘이다. 굴뚝에서 사옥까지 반세기가 걸렸고, 그 출발점이 모래밭이었다는 사실이 이 페이지의 핵심이다.
🎒 가기 전에 5분
여기서 볼 것은 쇳물이 아니라 순서다. 원료가 배로 들어와 쇳물이 되고 강판이 되어 다시 배로 나가는 흐름이 한 부지 안에서 끝난다는 것, 그 순서를 알고 들어가면 창밖의 파이프와 컨베이어가 전부 같은 문장으로 읽힌다. 아래는 무료 예약으로 들어간 일반 관람객이 실제로 볼 수 있는 것만 골랐다.
- 바다가 어디쯤 있는지 먼저 찾기제철소가 왜 바닷가에 있는지가 이 공장의 설계를 설명하는 첫 문장이다. 철광석과 석탄은 전량 수입이라 20만 톤급 배가 부두에 직접 붙는다. 견학 중 바다 방향을 한 번 확인해 두면 그다음부터 모든 설비가 바다에서 안쪽으로 이어지는 순서로 보이기 시작한다.
- 홍보관 이름에 붙은 숫자Park1538의 1538은 철이 녹는 온도다. 관람을 시작하기 전에 이 숫자를 기억해 두면 고로가 무엇을 하는 설비인지가 한 줄로 정리된다. 이 공장이 하는 일은 결국 그 온도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다.
- 역사박물관의 1973년 사진지금 창밖에 보이는 것과 전시된 옛 사진을 겹쳐 보라. 같은 자리가 모래밭이었다. 이 대비가 이곳에서 가장 강한 장면이고, 교과서의 경제개발 서술이 실제로 무엇을 뜻했는지 알려 주는 것도 이 한 장이다.
- 공장이라기보다 도시에 가깝다부지가 약 950만㎡라 견학 버스가 한참을 달린다. 파이프와 컨베이어와 도로가 끝없이 이어지는데, 이 규모 자체가 일관제철소라는 말의 뜻이다. 제선부터 압연까지 한 울타리 안에서 끝내려면 공장이 이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 제철소 구간은 촬영이 전면 금지된다. 홍보관과 역사박물관은 사정이 다르지만 상업적 촬영은 사전 허가가 필요하니, 카메라를 든 일정이라면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 복장 규정이 있다. 운동화나 굽이 낮은 신발이어야 하고 하이힐과 끈 없는 슬리퍼, 크록스는 제철소 견학에 들어갈 수 없다. 고열과 고소음이 있는 작업장이라 붙은 조건이다.
- 예약은 관람일 기준 3일 전까지, 수정은 1일 전까지다. 당일에 마음먹고 가서 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 어린이 동반에는 조건이 있다. 저학년이나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는 버스에서 내리지 않는 견학만 가능하고, 단체 견학은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을 대상으로 한다.
🧭 가볼 수 있나
🚶 방문 동선
- 13일 전까지 예약Park1538 공식 예약 페이지에서 홍보관·역사박물관·제철소 가운데 볼 것을 골라 신청한다. 관람일 기준 3일 전까지 접수하고 1일 전까지 수정할 수 있어, 당일에 결정해서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신발부터 확인하라. 하이힐이나 슬리퍼, 크록스는 제철소 견학에 들어갈 수 없다.
- 2Park1538으로 목적지 잡기내비게이션 목적지를 제철소가 아니라 Park1538으로 넣는다. 부지가 약 950만㎡라 정문과 방문객 공간은 같은 곳이 아니다. KTX 포항역에서 차로 30분 안팎이다.💡 강변 공원 구역은 예약 없이 열려 있어 일찍 도착했다면 먼저 걸어도 된다.
- 3홍보관에서 공정의 순서를 먼저 본다원료가 들어와 쇳물이 되고 강판이 되는 순서를 여기서 정리한다. 순서를 머리에 넣고 나가야 제철소 안에서 지금 무엇을 지나는지가 구분된다.
- 4역사박물관에서 1973년을 본다모래밭 위에 제철소가 서던 시기의 기록이 모여 있다. 창밖의 지금과 전시된 사진을 겹쳐 보는 것이 이곳의 핵심이고, 한국사 근·현대 단원의 경제개발 서술이 실물로 바뀌는 자리이기도 하다.💡 1965년 한일협정 청구권 자금과 1970년 착공, 1973년 첫 쇳물을 순서대로 떠올리며 보면 전시가 훨씬 선명해진다.
- 5제철소를 돌고 포항을 잇는다견학 구간은 촬영이 금지되므로 눈으로만 본다. 세 가지를 묶어 100분 안팎이라 오후가 남는데, 차로 20분 거리에 스페이스워크와 죽도시장이 있고 조금 더 나가면 호미곶이다.💡 철을 만드는 도시가 철로 만든 조형물을 상징으로 세운 것이 스페이스워크다. 제철소를 보고 난 다음에 가야 제맛이다.
🗺 함께 둘러보기
한국사능력검정시험과 내신에서 포항제철은 직접 등장하는 소재다. 1965년 한일협정으로 들어온 청구권 자금이 어디에 쓰였는가, 1970년대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이 무엇을 지었는가를 묻는 문항에서 이 공장이 사례로 나온다. 제1·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함께 연표에 얹어 두면 근·현대 경제 단원의 뼈대가 잡힌다.